11월 중순의 감악산은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객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여유로운 산행이 가능했습니다. 차를 감악산출렁다리 제1주차장에 주차했는데, 하루 종일 주차요금이 2,000원으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주차장은 출렁다리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 등산 시작점으로 적합합니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출렁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산행이 시작됩니다. 감악산출렁다리는 총 길이 150m로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 현수교 중 하나입니다. 다리 위에 서면 발아래로 깊은 계곡이 펼쳐지며 아찔한 스릴을 느낄 수 있는데, 다리 자체도 꽤 튼튼하게 설계되어 있어 안정감을 줍니다. 출렁다리에서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감악산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이곳이 사진 명소로도 손꼽힙니다.
출렁다리를 건넌 후 범륜사를 지나 감악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이어집니다. 범륜사는 아담하지만 조용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사찰로, 이곳에서 잠시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범륜사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는데, 형형색색의 나뭇잎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다만, 정상부에 가까워질수록 단풍이 이미 떨어져 앙상한 가지들이 눈에 띄어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감악산 정상에 도착하면 675m의 비교적 낮은 해발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산과 들, 멀리 파주 시내까지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는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표지석이 마련되어 있어 등산객들에게 인기 있는 포토존입니다. 정상에서의 풍경은 탁 트인 경치를 자랑하며, 맑은 날에는 북한의 개성 송악산까지 보인다고 하니 감악산의 위치적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의 감동도 크지만, 감악산의 진정한 매력은 하산 코스에서 본격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산은 임꺽정봉, 장군봉, 그리고 악귀봉을 지나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잡았습니다. 이 구간은 감악산 등산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멋진 풍경과 다이나믹한 산행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임꺽정봉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설적인 의적 임꺽정과 관련된 곳으로, 봉우리에 오르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풍경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이어지는 장군봉과 악귀봉에서는 능선을 따라 걷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 능선길이 떠오를 정도로 굴곡진 길과 탁 트인 경치가 어우러져 산행의 묘미를 극대화시킵니다. 특히, 능선을 걷는 동안 바라보는 감악산의 전경은 왜 이 산이 100대 명산으로 선정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하산길은 일부 구간이 경사가 있어 다소 주의가 필요하지만,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이 코스를 따라 걸으면서 자연의 웅장함과 고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악산은 산행 난이도가 높지 않아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곳이지만, 하산 코스의 멋진 풍경은 숙련된 등산객도 만족시킬 만큼 다채롭습니다. 또한, 출렁다리와 범륜사 같은 볼거리가 많아 단순히 등산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있습니다.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이 감악산을 물들여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제공합니다. 특히, 가족 단위의 나들이나 가벼운 당일치기 산행을 계획 중이라면 감악산은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감악산은 화려함보다는 담백한 매력을 가진 산입니다. 정상까지의 오름길에서는 다소 평범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하산하며 만나는 능선길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답습니다. 파주의 명산으로서, 그리고 한국 100대 명산으로서의 명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산행이었으며,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곳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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