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인천에서 이른 아침을 시작해 오늘의 등산코스로 충남 공주의 명산 계룡산으로 향했습니다. 평일의 고요한 새벽이 무르익을 무렵 출발한 덕에 큰 차량 정체 없이 수월하게 도착했죠. 계룡산 탐방안내소 앞 주차장에 도착해 여유롭게 차를 주차하고, 주차 요금은 일반 차량 4,000원, 경차는 절반인 2,000원이었습니다. 계룡산 입구부터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계룡산 동학사 등산코스
오늘 제가 선택한 코스는 계룡산의 대표적인 동학사 등산코스입니다. 초입에서 동학사 갈림길까지는 완만하게 이어지는 길로, 오랜만의 산행을 천천히 준비하며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주변은 단풍이 막 물들기 시작했는데, 이곳의 단풍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을 만큼 아직 초록빛과 붉은빛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이번 주말쯤이면 산 전체가 화려하게 변할 것 같아 더 기다려지네요.
걷다 보니 동학사 갈림길에 이르렀고, 이곳부터 본격적으로 등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부터 남매탑까지 오르막길이 이어지는데, 계단이 많아 꽤 도전적인 구간이었습니다. 발걸음이 다소 느려지기도 했지만, 두 발로 계단을 밟아 오르며 얻는 보람과 산행의 맛이 여기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남매탑에서 삼불봉까지는 오늘 코스 중에서도 가장 험난한 길이었어요. 돌계단과 경사진 바위들이 길게 이어져 있어 발끝에 힘을 주며 조심스럽게 올라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이 길을 오르며 감상하는 풍경도 특별했습니다. 붉게 물든 단풍이 바람에 흔들리고, 갈색과 초록의 나무들이 어우러져 계룡산만의 깊은 가을을 보여주었습니다.
삼불봉에 오르는 길에서 만나는 바위길은 조금 험하기도 하고, 체력도 많이 요구하지만, 그만큼 도전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구간이었습니다. 계룡산의 거친 산세와 자연 그대로의 길이 주는 감동이 있었죠.
삼불봉을 지나고 나면 관음봉으로 연결되는 자연성능길이 시작됩니다. 이 길은 계룡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능선을 따라 걷는 동안 아래로는 계곡이 깊게 펼쳐지고, 멀리 보이는 산과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안전 장치가 잘 되어 있어 안심하며 걸을 수 있었고, 능선을 걷는 기분이 짜릿하면서도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마주하는 단풍은 계절의 변화를 몸소 느끼게 해줍니다. 산 전체가 아직 다 채워지지 않은 단풍으로 물들어 있었지만, 오히려 이 과정이 가을 산행의 색다른 묘미로 다가왔습니다. 이곳은 사진으로 담아내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고, 눈과 마음으로 깊이 간직하고 싶을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디어 계룡산 주봉 관음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해발 766m 높이에서의 조망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어요. 사방이 트여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 계곡과 능선들이 가을 햇살에 빛나고 있었습니다. 맑은 날씨 덕분에 먼 곳까지 시야가 탁 트였고, 마치 하늘 위에 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모든 게 선명했습니다.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가을 산의 절경을 천천히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듯한 기분을 느끼며 숨 가쁘게 올라왔던 길을 돌아보니, 모든 피로가 씻겨 나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관음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은선폭포 전망대를 거쳐 동학사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하산길은 꽤 가파른 돌계단을 지그재그로 내려가야 하는데,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내려왔습니다. 은선폭포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기대했던 폭포는 수량이 적어 조금 아쉬웠지만 그조차도 운치 있게 느껴졌습니다.
이후 동학사로 향하는 길은 완만하게 이어져 있어 여유롭게 걸으며 마음을 정리하기에 좋았습니다.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동학사가 눈앞에 펼쳐졌고,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고요함이 감도는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탐방안내소 주차장으로 돌아오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계룡산 동학사 등산코스는 계단과 험로가 많아 체력 소모가 크지만 그만큼 얻는 것이 많은 산행이었습니다. 자연성능길에서 감상한 멋진 능선 풍경과 남매탑과 삼불봉 구간에서의 도전적인 등반, 관음봉 정상에서 맞이한 가을의 절경은 모두 계룡산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산행을 통해 계룡산이 가진 고유의 매력과 가을의 깊이를 새삼 느낄 수 있었고, 이 풍경이 곧 화려한 단풍으로 절정을 이루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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