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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상대성이론은 심오한 두 개의 가설을 내포하고 있다. 첫 번째는 빛의 성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 가설은 어떤 특정한 물리 법칙에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물리 법칙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상대성 원리(Principle of relativity)란 이름으로 불린다.
어떤 물체의 속도를 논할 때 그 속도를 측정하고 있는 관찰자의 운동 상태까지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이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A라는 한 우주선의 승무원이 우주공간에서 유영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그의 근처에 행성이나 별, 은하 등의 천체가 전혀 없는 완전한 암흑 속에서 공간 속을 떠다니고 있다.
만약, A가 푸른빛을 내는 손전등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A의 입장에서 볼 때, 그는 암흑의 우주 속에서 완전히 정지해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먼 곳에서 붉은빛을 내는 물체가 A의 시야에 들어왔다고 가정해보자.
그 불빛은 A가 있는 쪽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마침내 정체를 드러냈다. 그것은 우주공간을 떠돌고 있는 또 한 사람의 우주인인 B였다고 가정하면, 두 사람은 스치듯이 지나치면서 서로 손을 흔들어 인사를 나누었고, B는 반대편 방향으로 멀어져 갔다.
위의 이야기는 A의 입장에서 기술된 것이다. 그러나 B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다시 기술한다면, 다음과 같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다.
B는 완전한 암흑의 우주 속에서 홀로 외로이 떠 있었다. 그런데 먼 곳에서 푸른빛이 점점 다가오더니 A라는 우주인이 손을 흔들면 인사를 하고 반대편으로 멀어져 갔다.
동일한 상황에 대한 이 두 개의 상반된 관점들 중에서 과연 어느 쪽이 사실에 더 가까운 것일까? 정답은 둘 다 똑같이 옳다가 정답이다. A와 B는 둘 다 "나는 정지해 있는데 상대방이 내게로 다가왔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이해될 수 있고, 또 증명될 수도 있다. 그러나 두 개의 관점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즉, 두 개의 상반된 주장이 갖는 진실성의 정도가 완전하게 똑같은 것이다.
이렇듯 "모든 운동은 상대적이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 원리의 핵심이다. 우리는 어떤 대상의 운동을 논할 때, 다른 대상을 기준으로 삼아 그것에 대한 운동만을 서술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앞에서 말한 A와 B의 경우 "A가 시속 10km의 속도로 움직였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운동의 기준이 될 만한 대상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A가 시속 10km의 속도로 B를 지나쳐 갔다"라고 말한다면, B가 운동의 기준 역할을 해주고 있으므로 분명한 의미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 말은 "B가 시속 10km의 속도로 A를 지나갔다"라는 말과 완전히 동등하다.
다시 말해 "절대 운동"이라는 개념은 이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 운동은 언제 어디서나 상대적인 개념이다.
그리고 특수상대성이론의 또 다른 핵심은 빛의 운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앞서 말했던 대로 "A가 시속 10km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는 서술은 "무엇에 대해서 시속 10km인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물리적 의미를 가질 수 없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지금까지 실행된 관측 결과에 의하면, 빛은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관계없이 항상 시속 30만 km라는 한결같은 속도로 진행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우리의 우주관을 바꿔야 한다. 빛의 속도가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 고전적인 관점에서 볼 때 얼마나 황당한 주장인가!
그러나 지금까지 실행된 모든 실험 결과들과 빛에 관한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을 종합해보면, 놀랍게도 빛의 속도는 상대적인 운동과 관계없이 항상 일정하다는 사실이다.
만약 빛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면서 빛의 속도를 관측한 경우에도 빛의 속도는 언제나 시속 30만 km라는 속도를 유지한다. 반대로 빛을 향해 돌진하면서 빛의 속도를 관측해도 30만km라는 속도를 유지한다. 즉, 광원과 관찰자의 상대 속도에 관계없이 관측된 빛의 속도는 언제나 동일한 것이다.
이와 같이 기괴한 빛의 성질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해도 그것은 우리의 직관의 한계이므로 자책할 필요는 없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많은 물리학자들이 이와 같은 광속이 일정하다는 사실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었다.
빛의 속도가 불변이라는 사실은 지난 300년 동안 물리학을 지배해왔던 뉴턴 역학의 종말을 뜻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알아낸 아인슈타인은 놀라운 상상력과 직관력으로 지금까지의 사고를 완전히 산산조각 내 버렸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천재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광속이 일정하기 때문에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불변이라 여겨졌던 시간과 거리를 변형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광속보다 한참 늦게 운동하는 우리의 거시 세계에서는 이와 같은 시간과 거리가 변형되는 현상이 극히 미비하기 때문에 우리가 느낄 수 없지만 충분히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운동하는 물체의 경우 시간 단축 효과와 길이가 변형되는 현상이 실제 실험을 통해서 증명되고 있다.
기괴하고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이것이 바로 우주의 본질이라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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