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1월 1일 의사부부였던 아버지 이봉춘과 어머니 박순희 사이에서 태어난 이휘소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감수성이 풍부했고 노래나 춤 같은 거에 흥미를 느꼈지만, 운동 쪽은 별 관심이 없는 소년이었다. 공부는 무척 잘했지만 그가 유별나게 몰두했던 것은 독서였다.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 2년 후 경기 중학교 입학했지만 그의 시험 성적이 늘 1등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휘소는 중학교 시절 화학반에서 활동했는데 이미 이때 과학 분야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951년 12월 어느 깜깜한 밤에 아버지 이봉춘은 귀가 도중 개울 둑에서 실족하여 사망한다. 이휘소 가족에게 생긴 최초의 불행이었다. 어렵게 고등학교 2학년 과정을 마친 이휘소는 검정고시를 치러 1952년 서울 공대 화학공학과에 수석으로 입학한다. 하지만 이휘소는 물리학 쪽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어느 날 미국의 물리학자가 쓴 양자 역학 원서를 읽다가 이상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호기심이 생겨 저자에게 편지를 보낸다. 저 자로부터 자신의 지적이 맞다는 내용의 답장을 받으면서 전공을 물리학으로 바꾸고 싶어 학교에 요청하지만 전과의 뜻을 이루지는 못한다.
이휘소는 수업료 전액 면제의 특전을 받으면서 미국 유학의 기회를 잡게되는데 마이애미 대학으로 떠난다. 이휘소는 미국 문화와 관습에는 그리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지만 이휘소의 눈에 비친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유와 평등,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 같은 게 사회의식으로 정착된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유학 초기 이휘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책값, 생활비 등 학비 조달이었다. 기본적인 생활비는 어머니가 송금해 주고 있었지만 어머니의 수입만으론 본국에 있는 동생들의 학비를 대는 것조차 벅차다는 걸 알고 있었다. 때문에 책값이나 식비, 세탁비, 우편 요금 같은 일상 잡비를 마련하는 일에 늘 짓눌려 지냈다. 이휘소는 여름 방학을 청소년 캠프의 교사로 일자를 구해 돈도 벌고 여유 있게 놀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예비 등록 기간에는 학부생 지도 교수의 조언으로 전공을 물리학으로 정하게 된다.
1955년 1월 오하이오 주 마이애미 대학교에 편입한 이후 1956년 6월 오하이오 주 마이애미 대학교를 졸업하고 피츠버그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한 후 1961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물리학과 조교수에 임명되면서 그의 물리학자로서의 미국에서의 삶이 시작된다. 흔히 이휘소 박사는 비운의 교통사고로 젊은 나이(42세)에 요절한 물리학자라는 이미지와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에서 핵무기 설계도를 자신의 몸속 뼈에 이식해서 미국 CIA의 추적을 따돌리고 국내에 귀국해서 북한을 저지하기 위한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 이를 눈치챈 미국의 공작으로 암살되었다는 터무니없는 사실들이다. 실제 그의 편지와 여러 자료들을 기반으로 분석해 보면 그는 누구보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희망하고 기여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이론물리학자이며 실제 핵무기와 관련된 분야는 그의 전공과는 거리가 멀뿐 아니라 핵무기는 공학자들이 개발하는 것이지 과학자 특히, 이론물리학자가 핵무기 개발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휘소 박사는 세계 물리학 발전에 공헌한 천재과학자라는 점과 자신의 재능을 누구보다 열심히 키웠고 노력한 인물이라는 점, 30세에 미국 명문 대학의 정교수가 될 때까지 인간관계가 의심스러울 만큼 물리학에만 전념하며 주로 같은 전공 분야의 학자들과 교류하였으나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그 특유의 친화력으로 페르미 연구소의 이론 물리학 팀을 선도했으며, 박정희 정부를 못마땅하게 여겨 한국과 관련된 행동은 일절 관여하지 않다가, 1974년 서울 대학의 미국 지원 차관 심사를 계기로 한국의 물리학 발전에 힘을 기울였다. 뜻밖에 일어난 이휘소 박사의 단순 교통 사고를 마치 큰 음모나 내막이 있는 것처럼 다루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의문사라고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의 주장에 더 큰 의문이 든다. 이 책에서는 이휘소 박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잘못된 소문들의 진상을 파해친 평전이란 점을 기억하면서 읽으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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