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주, 오대산 비로봉과 노인봉 등산코스를 가기위해 인천에서 강원도 평창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부터 설렘과 함께 출발해 향한 곳은 오대산 비로봉! 시원하게 펼쳐진 가을산의 풍경이 반기며 오늘 비로봉과 노인봉 등산코스 산행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여정은 한 번에 두 산을 오른다는 계획. 비로봉에서의 아침 산행을 마치고 오후에는 노인봉까지! 들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는 "1일 2산" 오대산 비로봉, 노인봉 등산코스 도전에 나섰다.
해가 뜨고 나서 곧바로 비로봉으로 향했다. 깊어가는 가을이라 단풍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산길을 따라 오르며 시야를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가을 풍경은 숨이 막힐 정도였다. 비로봉은 오대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 그런지 무언가 거대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아침 햇살이 산 위로 부드럽게 내리쬐면서 나무와 바위들 사이로 길이 열린다. 조금씩 오르다 보니 오대산의 깊고 웅장한 모습이 그대로 느껴진다.
마침내 정상에 도착했을 때, 드넓게 펼쳐진 풍경이 온몸의 피로를 한순간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깔끔하게 트인 하늘 아래로 이어진 강원도의 산맥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비로봉을 정복했다는 뿌듯함과 함께 다음 여정을 이어가기로 했다.
비로봉을 내려와 차를 타고 노인봉으로 향했다. 차로 약 30분 정도 걸리는 길을 따라 진고개휴게소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의 햇살이 산 전체를 푸르게 물들였다. 잠깐 준비를 마치고, 진고개 탐방로로 접어들어 두 번째 산행을 시작했다.
처음 몇 걸음은 푸른 평지가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고위도 평탄면이라 걷기 편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계단 지옥'이라 불릴 만한 오르막길이 시작됐다. 숨이 가빠지기 시작하며,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올라가는 것이 이 산의 첫 관문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오르고 나니, 또 한 번 자연이 선물한 고요한 능선길이 펼쳐져 있었다.
능선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숲길로 이어지면서 산의 분위기가 더욱 깊어진다. 고즈넉한 숲 속에서 바람 소리와 작은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마음이 차분해진다. 여기서부터는 다른 이들의 발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서 고요함 속에 산과 나만 남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약 1시간 40분 정도 오르니, 마침내 노인봉 정상에 도달했다.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강원도의 산과 산, 멀리 보이는 주문진 바다와 황병산까지 한눈에 담기는 360도 파노라마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오대산의 다른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멀리 펼쳐진 가을 산과 저 멀리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그 풍경에 넋을 잃고 서 있었다. 강원도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다니, 역시 산은 발로 오르고 눈으로 봐야 진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산길에 접어들며 다음번에 올 땐 소금강 계곡 방면으로 내려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길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걸어 내려오면, 또 다른 느낌의 산행이 될 것이다.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 않았지만 비로봉과 노인봉을 하루에 오른 도전은 그 자체로 만족스러웠다.
이날의 도전은 짜릿하고 뿌듯한 산행이었다. 두 산을 하루 만에 오르며 몸은 고단했지만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졌다. 비로봉의 웅장함과 노인봉의 고즈넉함,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가을의 색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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