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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등산

운악산 등산코스

by 아키텍트류 2025.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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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은 조용한 듯 속삭인다.
“오늘은 좀, 고생 좀 해봐.”

경기 5악. 그중에서도 유난히 인상이 깊은 운악산. 그냥 산이 아니라 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시작은 소박하다. 가평에 있는 운악산 공영주차장. 하루 종일 주차해도 2천 원이면 되는 착한 요금. 하지만 그 가격으로 경험하게 되는 건, 상상보다 훨씬 값진 여정이다. 운악산 등산코스는 절대 가볍지 않다. 그래도 시작할 땐 늘 그런 걸 모른다.

새로지어진 출렁다리를 처음 마주했을 때, 그 위로 걸어가며 느낀 건 ‘이거 은근히 무섭네?’였다. 다리는 튼튼하고 디자인도 멋졌지만, 밑을 내려다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공중에 붕 뜬 기분이 스멀스멀 몰려온다. 그 짧은 다리를 건너면 평화로운 등산은 끝. 본격적인 악산 체험이 시작된다.

눈썹바위까지 가는 길. 마치 돌계단이 아닌 바위미끄럼틀을 역주행하는 기분이다. 손도 써야 하고 무릎도 굽혀야 하고, 한 걸음 한 걸음이 성취처럼 느껴진다. ‘등산은 걷는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 사람에겐 이 코스가 대답이 되어줄 것이다.
운악산 등산코스는 바로 이런 식이다. 숨 쉴 틈도 없이 몰아치다가도, 갑자기 그림 같은 풍경으로 마음을 달랜다.

눈썹바위를 지나 병풍바위로 가는 길. 그 사이, 자연이 준비한 장면은 말 그대로 ‘쇼’다. 병풍바위는 마치 수백 년간 무언가를 기다리듯, 절벽 위에 우뚝 서 있다. 푸르른 나무들 사이, 붉은 바위빛이 햇살에 반사될 때, 등산객들은 멈춰 설 수밖에 없다. 감탄은 숨처럼 터지고, 셔터 소리는 빗방울처럼 잦아든다.

물 한 모금, 간식 한 입. 땀이 흐르는 이마를 식히며 다시 길을 잡는다. 이제 미륵바위와 망경대로 가는 구간. 운악산 등산코스 중에서도 백미 중의 백미. 말 그대로 이 코스를 걸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미륵바위는 ‘거대하다’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별똥돌처럼, 현실과 살짝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고요하지만 무게가 있다. 그리고 그 뒤를 잇는 망경대. 운악산 정상보다 낮지만, 풍경은 정점을 찍는다. 사방이 탁 트인 그곳에서 바라보는 세계는 마치 파노라마 영화 한 장면 같다. 멈추고 싶지 않은 시간, 내려가고 싶지 않은 순간.

하지만 정상은 또 다른 목표니까. 동봉과 서봉. 두 개의 정상석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풍경은 망경대가 더 좋았다. 정상은 생각보다 소박했고, 그래서 사진 한 장 남기고 곧장 발길을 돌렸다.

하산길은 또 다른 이야기다. 코끼리바위를 지나며 웃음이 난다. 바위가 진짜 코끼리처럼 생겼다. 산이 이런 장난기도 품고 있구나 싶다. 이어지는 현등사는 고요함의 결정체. 산세 깊은 절집 특유의 정적이 마음을 씻어준다. 그리고 마지막은 백년폭포.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소리. 마치 “고생했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다시 운악산 공영주차장에 도착했을 땐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마음은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가벼웠다. 몸은 고됐지만 그 고됨을 뛰어넘는 감동이 있었기에. 운악산 등산코스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연과의 대화다.

이 코스는, 다시 오게 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줄 테니. 봄이면 꽃으로, 여름이면 녹음으로, 가을이면 단풍으로, 겨울이면 설경으로. 언제 와도 새로운 이야기.

그러니까, 단단히 준비해서 오길 권한다. 장비도 체력도, 마음가짐도. 왜냐하면 운악산 등산코스는 너그럽지 않지만, 끝내주는 보상을 안겨주는 산이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운악산 등산코스를 결심한 당신이라면—
딱 한 마디만 남기고 싶다.


“운악산은 가벼운 산이 아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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