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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펠로폰네소스 전쟁 /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by 아키텍트류 2019.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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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내전을 다룬 역사서이자  국제정치학의 전설이된 오늘날에도 정치가의 연설교본이 된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전쟁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테미스토클레스의 페르시아전쟁 승리 이후 농업국가였던 아테네는 해양제국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투키디데스가 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교훈이 담겨있습니다. 그 전에 쓰여졌던, 호메로스나 헤로도토스에 대한 역사관에 비해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내가 기술한 역사에는 설화가 없어서 듣기에 재미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사에 관해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따라 언젠가는 비슷한 형태로 반복될 미래사에 관해 명확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내 역사 기술을 유용하게 여길 것이며,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이 책은 대중의 취미에 영합하여 일회용 들을 거리로 쓴 것이 아니라 영구 장서용으로 쓴 것이기 때문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내용 중>

투키디데스는 아테네 동맹과 스파르타 동맹국 간의 지리멸렬한 전쟁을 연대기 순으로 작성했다. 이 이야기는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의 상황부터 시작하여 기원전 411년에서 갑자기 끝이난다. 즉, 미완인 책이다.(펠로폰네소스 전쟁은 기원전 431~404년까지)

중간중간 투키디데스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기술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전쟁과 관련한 사실들의 나열이다.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긴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전투 묘사와 전쟁터에서 장군들의 연설, 각국 사절단들이 오가며 쏟아내는 발언들이 재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절단들의 연설은 종종 실소가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훌륭한 연설들이다.

 

그에 반해 스파르타는 명예뿐인 상태가  지속되면서 아테네와 스파르타간의 분쟁의 씨앗이 생기게 됩니다. 이때 아테네는 델로스섬에 있는 델로스동맹의 금고를 아테네로 옮긴후 기금을 무단 전횡하고  동맹 도시국가에 내정 간섭을 하는 사태로 까지 발전하면서 갈등의 골을 점점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한발 더 나아가 아테네는 테미스토클레스의 주도로 아크로폴리스에서 시작해서  피레우스항구까지 연결하는 성벽건설을 진행하는 도중 이에 격분한 스파르타의 항의에 아테네는 사절단을 보내서 다음과 같이 해명하게 됩니다.

<아테네대표 연설문>우리가 제국이 된것은 폭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러분이 페르시아군에 맞서 끝까지 싸우려  하지 않자 동맹국들이 자진하여 찾아와 우리더러 자신들의 지도자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단 그들의 지도자가 되고 보니 우리는 제국을 현재 상태로 확장하지 않을 수없었습니다. 우선 첫째로 두려움이, 다음에는 체면이, 끝으로 우리 자신의 이익이 그렇게 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우리가 주어진 제국을 받아들인 뒤 체면, 두려움, 이익이라는 세 가지 강력한 힘에 제압되어 제국을 포기하지 않고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놀라운 일도 아니고, 인간 본성에 어긋나는 짓도 아닙니다. 

이후 스파르타동맹국 사이에 불만이 쌓여가는 도중 아테네의 동맹국 케르키라와 스파르타의 동맹국인 코린토스간의 국지전이 벌어지면서 이 전쟁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테미스토클레스의 실각이후 아테네의 실질적 지도자인 페리클레스는 점점 다가오는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에  아테네시민들의 반전 여론또한 만만하지 않자  


<페리클레스 연설문>우리가 한번 양보하면 저들은 또 다른 양보를 원할 것입니다. 여기서 단호하게 대처한다면  그들의 생각은 바뀔 것입니다. 우리 선조가 페르시아인들에게 대항하셨을 때 그분들에게는 지금 우리가 가진 것과 같은 물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분들은 운보다 지혜로, 힘보다는 용기로 페르시아인들을 물리쳐 우리 도시의 오늘이 있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떻게든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 도시를 줄어 들지 않은 상태로 물려주어야 합니다. 아테네 시민들은 그의 조언을 가장 훌륭한 조언으로 여기고 그가 요청한 대로 전쟁을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본격적인 스파르타 육군의 침략에 대비해 아테네는 성벽에서 방어하면서 동시에 해군을 이용해서 스파르타를 공격하는 전략으로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장기전 양상을 띄게 됩니다.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사상자 또한 많아지면서 페리클레스는 


<페리클레스 연설문>우리의 선조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그 대가로 자신들을 불멸의 명성과 가장 영광 스러운 영원히 추모되는 무덤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마땅히 선조들을 본받아 행복은 자유에 있고 자유는 용기에 있음을 명심하고,  전쟁의 위험 앞에 너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아테네시민들은 다시 용기를 갖고 스파르타와의 전쟁을 계속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많은 시민들이 아테네 성벽에 거주하게 되면서 전염병이 발병하면서 아테네 시민의 1/4이 사망하게 됩니다. 이과정에서 페리클레스 또한 사망하면서 지도자를 잃은 아테네는 점점 위기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틈을타고 여러 정치선동가들이 등장하면서 아테네는 더욱 혼란과 파멸의 길을 걷게 됩니다. 알키비아데스, 사망한 페리클레스의 조카이자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미남에 뛰어난  언변술의 까지 겸비한 그는  


<알키비아데스 연설문>.아테네는 가만있으면 저절로 질이 떨어지고 그 기술도 낡아 버리는데 전쟁을 계속하다보면 그 경험이 축적되어 자신을 지키는 데 익숙해질 것입니다. 
이렇게 아테네 시민을 정치선동하면서 개인의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시칠리아 원정을 감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칠리아원정 도중 반대파의 음모에의해 소환당하게 된 알키비아데스는 적국인 스파르타로 망명하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반대파에 의해 장악된 시칠리아원정군은 원정도중 대패하면서 아테네의 국력은 쇠락하게 됩니다.
한편 스파르타로 망명한 알키비아데스는 스파르타 의회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하면서 기회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알키비아데스 연설문>스파르타인들이여 청하건대 여러분의 위험한 일이나 힘든 일에는 나를 이용하십시오
이렇듯 알키비아데스는 스파르타에게 아테네의 약점을 공격하도록 해서 더욱 아테네의 국력은 쇄락하게 됩니다. 그러나 알키비아데스는 이곳 스파르타 왕비와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다시 한번 페르시아로 망명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당시 페르시아는 스파르타를 지원하면서 양쪽의 전쟁을 관망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때 알키비아데스는 스파르타를 지원하지 말고 아테네를 지원하다가 아테네가 유리해지면 다시 스파르타를 지원해서 어느 한쪽이 우세하게 되는 것을 막고 결국 서로 싸우다 지쳐서 세력이 약해질때 공격해서 멸망시키는 것이 페르시아의 이익이라고 소름끼치는 조언을 하게됩니다. 알키비아데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위기에 빠진 아테네와 정치적 접촉과 군사적 조언을 하면서 아테네와 스파르타사이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는 공을 인정받아 다시 아테네로 복귀하게 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그의 운명도 다했는지 함대를 이끌고 출정한 전투에서 자신의 부하의 실수로 패하면서 결국 아테네에서 영구추방 되고 그후 타지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알키비아데스가 없는 아테네는 마지막 해전에서 페르시아의 지원을 받은 스파르타 함대에게 패배, 결국 아테네는 항복하면서 27년간의 추악한 내전은 끝을 맺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 두꺼운 책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며 읽기 시작했지만, 마지막 미완으로 끝나는 점을 알고 무척 아쉬워 한 책입니다. 지루하고 따분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흥미진진했고, 많은 생각과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 뒷이야기를 다룬 크세노폰이 지은 "헬레니카"에서 그 다음의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하니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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