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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등산

춘천 삼악산 등산코스

by 아키텍트류 202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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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출발한 건 이른 아침이었다. 춘천의 삼악산을 향한 발걸음은 설렘 반 기대 반이었다.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등선폭포 입구 주차장. 산행의 시작은 걷는 것으로부터였다.

주차장에서 소양강을 따라 약 30분간 이어지는 길은 도시의 소음과는 전혀 다른 고요함으로 나를 맞이했다. 의암댐이 웅장하게 길을 가로막을 듯 서 있었고, 그 아래를 지나면 본격적인 삼악산 등산코스가 시작되는 매표소에 다다른다.

입장료 2천원을 지불하면, 지역화폐로 교환해주는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아직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디테일에서부터 이곳의 세심함이 느껴졌다.

삼악산 등산코스는 총 거리 약 9km, 소요시간 약 4시간 30분. 결코 만만한 코스는 아니다. 매표소를 지나 상원사를 거쳐 깔딱고개에 이르면 이 산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가파른 경사, 커다란 바위, 그 위로 설치된 밧줄들. 네 발로 기어야 할 만큼 험한 길이 이어지지만, 그 고된 길 위에서 뒤돌아보는 풍경은 말 그대로 예술이었다. 소양강이 아래로 굽이치며 흐르고, 멀리 춘천 시내가 아른거린다. 땀을 식혀줄 바람 한 줄기조차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용화봉에 오르면 해발 654m 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있다. 삼악산 등산코스는 단순히 정상에 오르기 위한 루트가 아니었다. 이 코스는 하나의 여정이었다. 정상에 다다랐을 때 느낀 건 성취감보다도 경외감에 가까웠다. 인간이 이토록 자연에 작을 수 있구나, 싶었던 그 풍경 속에서 몇 분간 말을 잃었다.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 내가 걸어온 시간과 노력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하산은 또 다른 장면으로 이어졌다. 333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 흥국사를 지나면서 느낀 건 마치 다른 산에 온 듯한 착각이었다.

폭포가 시작되는 구간부터는 삼악산 등산코스가 자랑하는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기암괴석과 물줄기. 소리와 냄새, 바람과 습기까지 자연의 모든 감각이 살아 있었다. 이 구간만 따로 찾아와도 좋을 만큼의 매력이 있었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등선폭포 입구. 처음 출발했던 주차장이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온 주차장 옆 가게에서 입장료로 받은 지역화폐로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사먹었다. 단순한 당 보충 이상의 만족감이었다. 삼악산 등산코스는 다시 걷고 싶은 길이다. 물론 힘들었다. 물론 쉽지 않았다. 하지만 산이라는 존재가 주는 묵직한 감동이 있었다. 밧줄을 잡고, 손과 무릎을 바닥에 붙이고,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는 동안 나는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웠다. 이 길 위에서 나는 자연의 일부였고, 그 안에서 잠시나마 자유로웠다.

삼악산 등산코스는 그렇게 기억에 남았다. 사람마다 느끼는 난이도는 다르겠지만, 풍경과 경험은 누구에게나 특별할 것이다. 다음에도 산을 오른다면, 이곳을 다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름만으로는 담기지 않는 이 산의 매력을, 그 길고 험했던 여정에서 분명히 느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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