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특히 8월 중순의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산을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등산이 주는 땀과 성취감, 그리고 정상에 올랐을 때 느껴지는 그 상쾌함은 여름이라는 계절조차도 잊게 만든다. 이번에 찾은 곳은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화악산이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잘 알려진 이곳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여름철에는 조금 다른 매력이 있다. 다만, 장거리 산행을 하기에는 날씨가 워낙 무더워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장 부담이 적은 화악산최단코스를 선택했다. 이 코스는 정상까지의 거리가 불과 500미터 남짓이지만, 그 짧은 거리 속에 나름의 재미와 도전이 숨어 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했다. 화악터널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정상 부근으로 향하는 길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터널 진입 약 1.5km 전에 ‘공군부대’ 표지판이 나타나는데, 여기서 좌회전해 콘크리트로 포장된 임도길로 진입한다. 이 길은 1차선 도로로 폭이 좁아, 차량 교행이 쉽지 않다. 실제로 올라가는 도중 두 번이나 차량을 마주쳤는데, 다행히 중간중간 차량이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조심스럽게 지나갈 수 있었다. 임도길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진다. 약 3km 이상 천천히 올라가야 하며, 곳곳에 경사가 제법 가파른 구간도 있다. 드디어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화악산최단코스의 시작점이 나타난다. 이 지점부터 정상까지의 거리는 500미터 정도에 불과하다.

짧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화악산등산코스 중 이 구간은 시작부터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경사가 나온다. 길게 느껴질 만큼 가파르지만, 나무뿌리와 바위가 발 디딜 곳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조금씩 호흡을 조절하며 올라가면 된다. 등산로는 짧지만 꽤나 역동적이다. 바위틈을 오르고, 좁은 능선을 따라 걷는 순간마다 마치 모험을 하는 기분이 든다. 땀이 이마를 타고 흐르지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은 더 빨라진다. 여름철의 장점이라면 숲이 울창해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 코스 역시 나무 그늘이 많아 비교적 시원하게 오를 수 있다.

정상에 도착하면 드넓은 경관이 펼쳐질 것을 기대했지만, 이날은 구름과 안개가 시야를 가렸다. 경기도 최고봉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상상만으로 대신해야 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정상석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순간, 이번 산행의 목적이었던 100대 명산 인증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화악산등산코스 중에서도 이렇게 짧고 강렬한 코스가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름철처럼 장거리 산행이 부담스러운 시기에는 이보다 더 적합한 선택이 없을 듯하다.

하산길은 오르막보다 훨씬 수월했다. 밧줄 구간을 조심히 내려오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이 정도면 주말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복 3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다녀와도 하루 일정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출근 전 새벽 산행으로도 가능할 만큼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화악산최단코스는 가벼운 트레킹 차원에서도 매력이 크다.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물 한 병과 간단한 등산화만 준비하면 충분히 오를 수 있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가평 시내로 이동해 막국수 한 그릇을 먹었다. 땀을 흘린 뒤 먹는 시원한 막국수의 맛은 그야말로 별미였다. 이처럼 짧고 알찬 산행과 맛있는 식사가 하루에 모두 가능하다는 점은 이 코스의 또 다른 장점이다. 긴 여름휴가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반나절 만에 산행과 여가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사실 화악산등산코스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전형적인 정식 코스로는 장장 몇 시간에 걸쳐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도 있고, 중거리 코스도 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무리하지 않고 화악산최단코스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날씨가 더운 날에는 탈수와 열사병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짧지만 경사가 있는 코스로 체력을 조절하며 오르는 것이 좋다. 산행의 목적이 꼭 장거리 도전이 아니어도 된다는 점을, 이번 경험이 잘 보여주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스치는 가평의 푸른 산들과 들판이 눈에 들어왔다. 비록 정상에서의 조망은 아쉬웠지만, 산행의 즐거움과 여름 산의 매력을 충분히 느낀 하루였다. 화악산등산코스를 다양하게 경험해본 사람이라도, 이번 화악산최단코스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체력 소모는 적으면서도 정상 정복의 성취감을 그대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아, 잠깐의 시간 투자만으로도 멋진 산행을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앞으로도 여름철에는 이렇게 짧고 효율적인 코스를 더 찾아볼 생각이다. 장거리 산행만이 등산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때로는 화악산최단코스처럼 짧지만 인상 깊은 여정을 선택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번 산행이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여름 산행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나는 자신 있게 이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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