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 위치한 천성산은 예전부터 여러 차례 가보고 싶던 산이었는데, 드디어 이번 여름에 시간을 내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흔히 부산 근교의 명산 하면 금정산이나 장산을 먼저 떠올리지만,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천성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산은 높이는 해발 922미터로 표기되기도 하지만, 제가 다녀온 코스에서는 천성산의 주봉 중 하나인 비로봉(855m)을 목표로 올랐습니다. 이번에 선택한 천성산 등산코스는 원효암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코스였는데, 접근성이 편리하고 주차 공간도 넉넉해서 첫 인상부터 좋았습니다. 평일에 찾은 덕분인지 주차장에는 몇 대의 차량만 있었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원효암 주차장을 출발하면서 천성산 등산코스의 첫 느낌은 ‘생각보다 순하다’였습니다. 처음 몇 분은 완만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걸을 수 있었고, 울창한 숲이 햇빛을 가려주니 한여름에도 크게 덥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올라가자 바로 가파른 구간이 시작되었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이 산이 만만치 않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과거 지뢰지대였음을 알리는 경고 문구와 녹슨 철조망이 이어진 길은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선 듯한 긴장감을 주었습니다. 길은 분명히 안전하게 정비되어 있었지만, 녹슨 철망과 경고판이 풍기는 묘한 분위기는 천성산 등산코스의 독특한 인상을 각인시켜주었습니다.



그 구간을 지나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는 평탄한 지대가 나옵니다. 흔히 고위평탄면이라 불리는 곳인데, 이곳에서 처음으로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멀리 양산시의 시가지가 펼쳐지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 내려오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름이라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는데, 관리가 자주 되지 않았는지 등산로 양쪽으로 허리 높이까지 풀이 자라있어 긴 바지를 입지 않았다면 다소 불편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적은 듯한 천성산 등산코스라서 그런지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다른 산들과 달리 여기서는 북적이는 소음이 없고, 오직 바람과 풀벌레 소리만 들려와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능선을 따라 걸었습니다. 천성산 등산코스의 장점은 바로 이 능선길이라 생각됩니다. 너무 험하지 않고,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은 길이 이어지는데, 한쪽으로는 양산시내와 멀리 부산 방향의 산줄기가 펼쳐지고, 또 다른 쪽으로는 억새가 자라나는 넓은 초지가 시야를 시원하게 터줍니다. 특히 가을에 이 능선길을 걸으면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며 만들어내는 장관이 압권이라 많은 이들이 그 계절을 추천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여름이었지만, 푸르른 풀빛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능선을 따라 한참을 걸어가다 보면 은수고개라는 지점에 도착합니다. 은수고개는 잠시 숨을 고르기에 좋은 지점으로, 저도 배낭을 내려놓고 준비해 온 간식과 물을 꺼내 먹으며 잠시 쉬어갔습니다. 고개를 하나 넘어야 비로봉이 나온다고 하니 마음을 다잡고 다시 걸음을 옮겼습니다. 이 구간은 생각보다 경사가 있어 땀이 많이 났습니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오후였지만 숲이 그늘을 만들어줘 한결 나았고, 덕분에 무사히 비로봉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비로봉에 올라서자 그동안의 피로가 단번에 잊히는 듯했습니다. 탁 트인 360도 조망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변 산세가 겹겹이 이어지는 모습, 저 멀리 펼쳐지는 양산시 전경, 그리고 하늘과 맞닿은 듯한 시원한 능선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습니다. 천성산 등산코스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이 비로봉이라는 사실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름의 무더위를 단번에 날려주는 듯했고,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산행은 정상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내려가는 길이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천성산 등산코스의 하산길은 단순히 내리막이 아니라 오르락내리락이 반복되는 구간이 많았습니다. 체력적으로 결코 쉽지 않았지만, 길이 지루하지 않다는 점은 오히려 장점이었습니다. 숲길과 바위길,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는 하산길은 천성산 특유의 리듬을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중간중간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잠시 멈추어 호흡을 고르며 내려왔고, 그렇게 긴 여정을 마치고 원효암 주차장으로 돌아오자 긴장이 풀리며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천성산 등산코스는 길이가 아주 길지는 않지만, 그 안에 다양한 매력을 담고 있는 코스였습니다. 초반의 가파른 숲길, 긴장감을 주는 철조망 구간, 탁 트인 고위평탄면의 시야, 능선길의 여유로운 풍경, 은수고개의 쉼터, 그리고 장엄한 비로봉 정상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다채로웠습니다. 특히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숲이 만들어주는 그늘 덕분에 크게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고, 계절마다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줄 산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만약 부산이나 양산 근처에서 하루 코스로 다녀올 산을 찾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천성산 등산코스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상쾌한 공기와 여유로운 풍경, 그리고 정상에서 맛보는 압도적인 조망은 이 산만의 매력입니다. 이번 산행은 짧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고, 언젠가 가을 억새가 절정을 이룰 때 다시 천성산을 찾고 싶습니다. 아마도 그때의 천성산 등산코스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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