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의 한복판, 재약산을 가장 빠르게 오르는 방법을 찾는다면 얼음골 케이블카를 활용하는 재약산 등산코스가 떠오르지만, 이번 산행은 그 흔한 ‘가벼운 산책 같은 등산’이라는 표현을 새삼스럽게 체감하게 만든 여정이었다. 새벽 5시에 집을 나서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고속도로를 달리며 오늘의 목적지인 재약산을 향해 이동했다. 10시 무렵 얼음골 케이블카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람들의 움직임이 제법 활발했는데, 평일임에도 만차 상태에 가까웠다. 그래도 현장 안내원의 친절한 유도로 어렵지 않게 갓길에 주차할 수 있었고, 그 순간부터 이미 기대가 커지기 시작했다. 왕복 17,000원의 케이블카 표를 끊고 탑승장을 향하는 동안, 오늘 선택한 루트가 흔히 말하는 재약산 최단코스라는 사실이 문득 실감 났다.

케이블카가 천천히 고도를 높일수록 아래쪽 숲과 계곡이 점점 작아지고, 먼 능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상부에 가까워질수록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등성이들이 펼쳐졌고, 상부 도착지점에 내리자마자 갑작스레 열린 시야가 이곳의 매력을 단번에 보여주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전망대를 지나 천황재로 향하는 구간은 무척 편안했다. 이 능선길은 정말 잘 만들어진 산책로 같은 느낌으로,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주변 풍경이 넓게 열려 있어 기분 좋은 속도로 걸을 수 있었다. 작년에 올랐던 간월산과 신불산이 저 멀리 능선 위에 얹히듯 누워 있는 모습도 보였는데, 그 풍경을 찾아보며 걸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이 구간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는 재약산 등산코스”라고 말하는 이유일 것이다.


천황재에 다다르는 순간, 풍경은 전적으로 다른 분위기로 바뀌었다. 해발 약 1,000m 지대에 펼쳐진 넓은 고원과 갈대밭은 아무 준비 없이 마주치기엔 너무도 웅장했다. 길게 이어지는 평평한 초지와 그 위를 가볍게 스치는 바람, 그리고 멀어지는 능선과 이어지는 자연의 결이 마치 영남알프스의 중심이 바로 이곳이라는 것을 선언하듯 보였다. 이 지점에 서 있기만 해도 ‘아, 이래서 사람들이 재약산을 이야기하는구나’ 싶었다. 특히 재약산 최단코스를 이용해 이 장관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천황재에서 재약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앞서왔던 능선길과는 달리 약간 더 힘을 써야 했다. 바위가 드문드문 드러나 있어 두 손을 잠시 쓰며 올라야 하는 지점도 나왔다. 하지만 과하게 힘든 구간은 아니었고, 천천히 발을 고르고 걸으면 누구나 무리 없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정도였다. 오히려 적당한 자극이 산행의 재미를 더해 주는 느낌이었다. 이 코스가 전체적으로 ‘쉬움’에 가까우면서도 마지막에 조금의 성취감을 남긴다는 점에서 재약산 등산코스 중에서도 균형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에 올라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영남알프스의 파노라마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능선들이 서로의 어깨를 기대듯 이어져 있는 모습, 바람에 흔들리는 정상부의 고요함, 그리고 사방으로 트인 시야가 전해주는 묵직한 개방감까지, 그 어느 하나도 허투루 지나갈 수 없는 풍경이었다. 특히 정상 옆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사자평은 넓게 깔린 갈대밭이 하나의 거대한 평원처럼 펼쳐져 있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이곳은 분명 재약산을 특별하게 만드는 풍경이며, 재약산 최단코스를 선택하더라도 결코 감동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가 이곳에 있었다.



정상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다시 천황재로 되돌아가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오를 때보다 훨씬 여유로웠다. 케이블카를 타기 전 약 10분 정도 대기하는 동안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 능선 위의 자연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오늘 산행의 여운이 천천히 자리 잡는 느낌이었다. 케이블카가 내려갈 때는 아침과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고, 오르는 길에서는 놓쳤던 부분들을 다시금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전체 여정을 돌아보면, 얼음골 케이블카를 이용한 이번 루트는 ‘빠르고 가볍지만 풍경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은 산행’이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으면서도 재약산의 핵심 풍경을 모두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루트야말로 진정한 재약산 등산코스이자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재약산 최단코스의 기준이 될 만하다. 산행 내내 시야를 가득 채웠던 능선, 고원의 바람, 사자평의 여유로운 시간, 그리고 정상의 탁 트인 조망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다음에 재약산을 찾게 된다면 이번처럼 빠르게 오르는 코스가 아니라 다른 루트도 시도해 볼 생각이지만, 처음 재약산을 찾는 누군가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선택은 여전히 얼음골 케이블카를 이용한 이 재약산 등산코스, 즉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풍경 좋은 재약산 최단코스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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